2024년 자동차 10대 뉴스...변화무쌍·예측불허
2024-12-19
[오토캐스트=이다정 기자] 전동킥보드 사망사고가 또 발생했다. 지난 19일 전동킥보드를 타고 가던 한 50대 남성이 굴착기와 부딪혀 숨졌다. 최근 전동킥보드가 라스트마일 모빌리티를 대표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허술한 규제와 안전의식으로 도로 위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규제가 완화되는 올 12월부터 이용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어서 안전 교육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전동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포함된다. 올 12월 10일부터는 개인형 이동수단으로 분류한다. 개인형 이동수단이란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1인용 교통수단으로 원동기장치자전거 중 최고 속도가 시속 25km 미만, 차체중량 30kg 미만인 것을 일컫는다. 전동킥보드 뿐만 아니라 전동휠, 전기 자전거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한국교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판매된 전동킥보드는 지난 2017년 7만3800대에서 지난해 16만4200대로 늘었다. 최근 3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실제 도로에서 운행 중인 전동킥보드는 대여업체의 별도 등록 절차가 없다는 이유로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공유 서비스를 중심으로 전동킥보드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가 국내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의 전동킥보드 공유 앱 서비스 사용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동킥보드 이용자는 작년과 비교해 6배 늘었다.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사고도 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7년-2019년) 개인형 이동수단 관련 교통사고는 2017년 117건에서 2018년 225건, 2019년 447건으로 매년 2배 가량 증가했다.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 이용이 가장 활발한 서울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 21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관내 공유형 개인형 이동장치는 2018년 150여대에서 2020년 3만5850대로 239배 급증했다. 이에 따른 사고 건수도 2017년 29건에서 2019년 134건으로 2년 새 4.6배나 증가했다.
이처럼 사고는 늘어나는데 운행 규정이나 단속은 허술하다. 현행법상 전동킥보드는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 또는 2종 보통 자동차면허를 취득한 사람만 이용할 수 있다. 원동기 면허는 만 16세부터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만 16세 미만 청소년 및 어린이는 운행할 수 없다. 더불어 도로교통법상 전동킥보드는 ‘차’로 구분되기 때문에 인도와 자전거도로가 아닌 차로 주행만 가능하다. 이륜차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전용도로와 고속도로는 진입 불가다.
실제 도로 위 전동킥보드는 어떻게 다니고 있을까. 전동킥보드 이용이 활발한 서울 한복판에서 한 시간 가량 이용 현황을 살펴봤다. 불법 주행이 만연했다. 헬멧을 쓴 이용자는 전무했고 인도 위에서 행인들을 요리조리 피해다니거나 2명이 함께 탑승하는 일을 다반사. 심지어 면허 발급이 불가능한 16세 미만의 학생이 부모의 카드로 결제해 타고 다니는 경우도 있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련 규제는 오히려 완화된다. 올 12월 10일부터 전동킥보드는 개인형 이동수단으로 분류, 차로가 아닌 자전거 도로에서 달릴 수 있다. 이용 가능 대상자도 늘어난다. 만 13세 이상이면 운전면허 없이도 누구나 주행 가능하다. 여기에 현행법에서는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행할 때 반드시 헬멧을 착용하고 위반 시 2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했지만 이 마저도 사라진다. 자전거와 마찬가지로 안전모 착용을 권고하고 있지만 벌칙 조항은 사라지는 것. 사실상 안전장치가 모두 사라진 셈이다.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전동킥보드 안전 문제는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이용이 늘면서 이미 4~5년 전부터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여전히 주먹구구식 법안만 나오고 있다. 법 자체가 현실과 상이한 부분이 많고 단속도 허술하다. 현재도 도로 위를 다니는 전동킥보드 10대 중 10대는 인도를 다닌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를 완화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전동킥보드는 구조적 특성상 결코 안전하지 않다. 바퀴가 작아서 작은 돌부리에 걸려도 튀어나간다. 핸들 조작이 쉬워 방향이 쉽게 틀어지는 데다가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어 무겁기 때문에 움직이기 쉽지 않다. 또 전기모터 특성 상 출발과 동시에 순간 최대토크가 발휘해 튀어나가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김 교수는 “전동킥보드는 바퀴 구경이 작아서 과속 시 매우 위험하다. 또 핸들을 잡고 좌우로 꺾기 쉬워서 보호장치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와 같이 달릴 경우 자전거와 부딪힐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 완화에 따라 13세 이상이면 누구나 헬멧 없이 전동킥보드를 탈 수 있게 되는데 굉장히 위험하다”며 “미성년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전동킥보드를 도로에서 어떻게 운행해야 하는지 등과 관련한 교통법규 교육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dajeong@autoca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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