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자동차 10대 뉴스...변화무쌍·예측불허
2024-12-19
[오토캐스트=강명길 기자] 갑자기 끼어드는 것은 물론, 좁은 골목길을 질주한다. 보행자가 다니는 인도에도 불쑥 등장한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거나 여러명이 한 오토바이에 동시에 탑승하는 등 아찔한 모습도 이어진다.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급증한 국내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이륜차 수요가 급증했다. 2021년 한 해동안 신규 등록된 소형 이륜차만 15만2623대. 팬데믹 전과 비교하면 약 30.63% 증가한 수치다. 그와 동시에 이륜차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 이륜차 교통사고는 늘어나는데 보험 적용은 미미해
도로교통공단에서 발표한 2016년~2020년 이륜차 교통사고 건수 통계를 살펴보면 2016년 1만8982건, 2017년1만8241건, 2018년 1만7611건으로 각각 2016년 대비 3.9%, 7.2%의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9년에는 2만898건으로 전년 대비 18.66% 급증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에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2만1258건을 기록했다.
교통사고 사망자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19년 전국 이륜차 사고 사망자 수는 498명, 2020년에는 525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2021년에는 457명으로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해 4월 기준 교통사고 사망자는 12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산재'라고 말한다. 라이더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하고 건당으로 요금을 받는 현장에서 이른바 빨리빨리만 강요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고가 늘어나자 보험사에서는 보험료를 점차 인상했다.
2020년 말 기준 이륜차 보험료는 연 204만원 수준. 이는 가정용 보험료의 11배 수준이다. 20대 운전자일 경우 이 보험료는 더 치솟는다. 이런 현실에 보험에 가입하는 배달원은 소수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감사원이 발표한 '이륜차 관리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유상운송보험 가입대수는 11.8%에 불과하다. 배달 노동자들이 보호받기 힘든 구조가 이어지는 것이다.
이에 배달노동자 안전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난해 8월 선릉역 사고 당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 일반노동조합 등은 배달 오토바이 공제조합 설립 추진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 당시 오토바이 안전을 위해 영업용 이륜차 번호판 전면 부착 의무화와 운행기록 장치 설치 시 보험료를 할인해주겠다고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 배달원 보험 적용 늘리기 위한 정책 변화 이어져
지난 2월 국토교통부는 우아한형제들, 쿠팡이츠서비스, 위대한 상상 등 국내 9개 음식 배달 플랫폼 기업과 '소화물 배송대행업 공제조합 설립 추진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배달 종사자들의 보험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지난달 시간제로 보험을 활성화하는 배달이륜차 종합대책을 공개했다. 파트타임 라이더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정용 이륜차 보험에 가입한 뒤 실제 배달한 업무시간에만 보험료를 부담하게 하는 것이다. 또 배달 플랫폼 업체는 소속 이륜차의 손해율이 양호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며 보험료 부담이 높은 신규 라이더들에게는 최초 가입자를 대상으로 할인등급을 산정하는 최초 가입자 보호할인 등급을 신설함으로써 보험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관계자는 "현재 많은 보험사와 배달 플랫폼 업체들이 이륜차 시간제 보험을 적용하고 있다"며 "많은 라이더들이 가입할 수 있도록 중소형 배달 플랫폼 업체와 보험사 등과도 협의해서 이를 늘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6일 산재보험법 및 고용산재보험료 징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기존에는 배달원을 포함한 특수형태근로 종사자가 산재보험을 적용받으려면 한 사업장에서 노동시간 93시간을 넘기는 등 전속성을 유지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 통과로 특수형태노무제공자로 재정의 됨에 따라 기존 전속성 요건이 폐지된 것. 시행은 오는 2023년 7월 1일부터지만 시행 전에 최초로 재해를 입었을 경우에는 산재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점차 변해가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생하는 사고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통계청의 고용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배달원 수는 42만8000명에 달한다. 더 빨리, 더 많이 배달에 나서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배달 노조에서는 배달원들의 안전을 위해서 시간당 배달 건수를 제한하고 적정배달료를 측정하는 안전배달제의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체들이 나서고 있지만 오늘도 거리에 나선 배달원들은 목숨을 건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시민들과 배달원 모두의 안전을 위해 발빠른 대안이 시급하다.
valeriak97@autoca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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