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는 올 하반기 EV3를 앞세워 시장 침체를 극복하고, 한 발 더 나아가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것을 선언한 바 있다. 기아 정원정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도 지난달 27일 부산모빌리티쇼에서 "6월 4일 계약을 시작한 EV3 계약대수가 1만대를 넘어섰다"라며 "이는 EV3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제품임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EV3는 계약 접수 한 달여 만에 계약 이탈자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한 체급 위 아이오닉5의 파격 할인 판매다. 미국 충돌안전평가 우수 특별조건 100만원 할인과 더불어 2024년식 재고 모델은 최대 200만원(3월 생산 기준)을 추가로 할인해준다.
여기에 최대 160만 충전 크레딧과 함께 ▲트레이드-인(현대차 인증중고차에 보유 차량 매각) 100만원 할인, ▲환경부 K-EV100 및 산업부 친환경차 구매목표 대상 기업 100만원 할인, ▲충전인프라 연계 구매(충전기 설치 아파트 거주) 30만원 할인, ▲10년 이상 노후차(중고차·타사차 포함) 보유 고객 30만원, ▲전시차 할인 20만원 등 7월 공식 판매 조건 혜택을 더할 경우 EV3와 가격 차이는 크게 좁혀진다.
실제로 동호회 및 커뮤니티 등에서는 EV3 계약을 취소하고, 아이오닉5 재고 차량을 계약한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어 EV3 엔트리 모델의 출고 연기 소식도 계약 이탈을 부추겼다.
우선, 롱 레인지와 스탠다드 모델 모두 기본 에어 트림에서 컨비니언스 옵션을 선택하지 않은 차량은 출고가 지연된다. 컨비니언스 옵션은 실내 V2L 콘센트, 실외 V2L 커넥터, 기아 디지털 키 2, 스마트 파워테일게이트 등이 포함되어 있다.
더불어 롱레인지 모델 중에서 17인치 타이어를 선택한 경우도 고객 인도가 늦춰진다. 이에 따라 기아 측은 해당 고객들에게 컨비니언스 옵션과 19인치 휠을 추가할 것을 최근 공지했다.
EV3 계약자들은 "저렴한 가격 때문에 깡통 모델을 선택했는데, 컨비니언스 옵션과 19인치 휠을 선택하지 않으면 출고가 미뤄진다"며 "신차 출고 지연에 대한 통보도 이번주에야 받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EV3 상위 모델의 경우 아이오닉5 재고 차량과 큰 차이가 없다"라며 "작년 말, EV9 때 전처를 밟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기아 관계자는 "상위 트림이나 옵션 추가를 유도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며 "V2L이 들어가지 않은 부품의 인증이 늦어진 탓"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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