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수소 박람회인 'H2 MEET 2024'가 25일 고양 킨텍스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 5회차를 맞은 H2 MEET은 전 세계 24개국, 317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에서 단연 눈에 띄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정의선 회장의 신년사를 시작으로, 기존 수소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를 현대차그룹 수소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한 바 있다. 이번 H2 MEET에서도 현대차와 현대로템, 현대제철,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등 6개 계열사가 함께 가장 큰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더불어 행사 메인스폰서로 참가해 명찰부터 전시장 곳곳에 현대차그룹 CI를 배치했다.
다만, 전시 규모에 비해 볼거리는 다소 제한적이다. 메인 전시물 중 하나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경우 일반인 공개는 물론, 시승까지 수차례 진행된 바 있다. 이동형 수소 발전기와 그린스틸을 사용한 차체 부품, 그리고 VR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수소전기트램 등이 있지만, 사실상 수소생태계 조성을 위한 각 계열사의 미래 신사업 청사진을 소개하는 것에 가깝다.
그렇다면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이 관심을 보인 곳은 어디일까. 여러 부스 중 단연 수소연소엔진을 전시한 HD현대인프라코어를 꼽을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 등 명찰을 단 다양한 인원들이 부스를 방문해 연이어 질문을 던졌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이번 행사에 11리터급 직렬6기통 수소연소엔진 HX12를 선보였다. 2022년 국책과제로 선정된 수소연소엔진은 오는 2025년 제품 상용화를 목표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타타대우상용차와 손을 잡고, 이르면 2026년 HX12를 탑재한 수소상용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에 집중한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자연스레 이목이 집중된다.
앞서 4월 파리 인터마트 2024에서 처음 공개됐던 HX12는 최고출력 408마력, 최대토크 1700Nm의 성능을 갖췄다. 직분사가 아닌 포트분사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내연기관과 대등한 수준의 열효율(최대 44%)을 달성했다.
특히, HX12는 기존 CNG 엔진(GX12)을 기반으로 제작된 만큼, 생산 단가와 유지보수 측면에서 압도적인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연료전지 스택 외에도 전기모터와 배터리 등이 필요한 수소연료전지 차량과 비교해 절반 수준의 보조금으로도 시장에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어 기존 수소 모빌리티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주요 부품의 기밀성과 내구성, 그리고 정밀한 연소 제어 등에서도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 또한, 질소산화물(NOx) 배출량도 극히 낮아 소량의 요소수와 소형 SCR 장치로 전기차에 맞먹는 친환경성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다만, 지나치게 큰 연료탱크와 수소 충전 인프라 문제는 수소연소엔진 차량도 마찬가지다. 일례로 700바(bar)의 고압 탱크를 사용하더라도,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3~4배 이상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하다. 더욱이 수소 충전소는 하루 충전 용량도 제한되어 있고, 대다수 기존 충전기의 압력이 350바에 불과해 연료탱크를 반밖에 채우지 못한다.
HD현대인프라코어 관계자는 "현재 포트분사 방식 외에도 직분사부터 혼소(수소와 암모니아 혼합) 기술 등 다양한 수소엔진의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수소엔진과 연료전지 각각 장단점이 있고, 제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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